이렇게 인류는 기원·원형·모범·순수한 것에 대한 자신의 취향을 신화적인 이야기와 철학 모두를 통해서 만족시켜 왔다. 그런데 앞서 보았듯 우리의 삶이 진짜와 가짜, 본래의 인간과 아바타, 원형적 얼굴과 성형미인 사이의 구별할 수 없는 지대에 놓여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아마도 기원적인 것에 대한 열망 없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몇 가지 일상적인 예를 통해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리라. 문화적인 맥락에서 본다면, 기원적인 것, 원형적인 것, 모범적인 것이 실은 가짜와 뒤섞여 구분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어떤 긍정성을 읽어낼 수 있을까? 아마 이런 것이리라. ‘순수한 피를 가진 인종이 있으며, 혼혈이나 유색 인종은 그에 비에 열등한 것이다’라는 위계화의 파괴, 원래 남자가 먼저 만들어졌고, 여자는 그 일부에서 나왔다는 신화적 차별의 파괴 등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