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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전거길] 평창 "대관령목장"
최고관리자 조회수:13203 119.149.100.132
2013-01-07 04:08:20

 

산이 많고 인구가 밀집한 이 땅에서 매우 드문 풍경의 하나가 초원과 목장이다. 평창 대관령목장은 초원에 대한 갈증을 덜어주는 특별 지대다. 그러나 대관령목장도 미국 서부나 몽골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대평원은 아니고 비교적 완만한 산악지대를 개간해서 조성한 인공초지다. 평탄한 초원은 국내에서는 제주도에서 일부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대관령목장은 1972년 호미로 개간을 시작해 지금의 규모를 갖췄는데, 목장의 총면적은 2천 헥타르이고 그중 초지는 1천5백 헥타르에 달한다. 이 거대한 목장 내부에는 총연장 127킬로미터의 비포장 관리도로가 나 있는 데다가, 자동차 출입이 금지되어 최고의 산악자전거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가 통제된 산악자전거 천국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싶은 이상적인 집을 꿈꾼다면 아마도 푸른 초원이나 비취빛 해변에 선 동화 같은 집을 생각할 것이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하는 유행가도 있듯이 초원은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향이다. 그만큼이 땅에 초원이 드물다는 말도 될 것이다. 그렇게 귀한 초원이 가장 거창하게 펼쳐진 곳이 바로 평창 대관령목장이다(정식명은 대관령삼양목장). 대관령(832m)의 북서쪽, 소황병산(1328m) 남쪽의 완만한 구릉지에 펼쳐진 목장은 남북 8킬로미터, 동서 3킬로미터의 엄청난 크기로, 처음 보는 사람은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아름답고 장쾌한 초원이 있다는 데 깜짝 놀라게 된다.

 

2006년에는 국내 최대의 풍력발전소까지 들어서서 목장 일대에는 높이 1백 미터(기둥높이 60m, 날개 40m)의 거대하고 새하얀 바람개비가 낯선 이국풍을 더한다. 이런 풍경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해 초원 곳곳에서 촬영지 안내문을 볼 수 있으니, 대관령목장은 ‘시네마 천국’이기도 하다. 

 

둔중한 초원 위로 거대한 풍차가 서 있고, 자전거는 저 라만차(La Mancha)의 돈키호테처럼 풍차로 달려간다.

 

 

소황병산 정상에서 시작되는 11킬로미터 다운힐  

대관령목장은 1972년 한 고집스런 기업인의 꿈으로 시작됐다. 처음에는 호미와 삽 같은 인력 장비로 개간을 시작했다가 소황병산의 남동쪽 자락 전체를 아우르는 2천 헥타르의 목장으로 일궈냈다. 90년대부터 부분적으로 일반에 개방했지만 나중에는 승용차까지 자유롭게 드나들게 되면서 휴일이나 여름 성수기에는 목장 구내가 온통 자동차로 넘쳐나기에 이르렀다. 자동차가 너무 많아지자 목장측은 입구에 대형 주차장을 만들어 자동차 출입을 금지시키고 목장 견학은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다니도록 했다. 하지만 셔틀버스는 목장 관리사무소와 동해전망대 간 4킬로미터 구간에만 운행하고, 나머지 지역을 걸어 다니기에는 목장이 너무나 방대하다. 그러다 보니 산악자전거가 최고의 교통수단이 되었다. 이제 국내 최고, 최대의 초원이 산악자전거의 단독무대로 펼쳐졌다. 목장 내부에는 127킬로미터에 달하는 관리도로가 대부분 비포장 상태로 거미줄처럼 나 있다. 물론 이 도로 중에는 출입금지 구간이 적지 않고 너무 길어서 모두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핵심 코스만 추려서 돌아보자. 추천 코스는 관리사무소 광장에서 출발해 동해전망대와 삼정호를 거쳐 오는, 목장 내 명소들을 두루 볼 수 있는 일주코스에 목장의 최고지점인 소황병산 정상 왕복을 더한 총 25킬로미터 구간이다. 이 코스라면 목장의 풍경을 충분히 감상하며 명소들을 탐방할 수 있다. 만약 코스를 더 늘리고 싶다면 대관령 고갯마루(옛 영동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북상해 선자령(1157m)~소황병산~황병산 군부대 입구~차항리~횡계~대관령에 이르는 약 50킬로미터의 외곽순환코스도 가능하다. 다만 이구간은 싱글트랙과 험로가 적지 않아서 상당한 경험과 실력이 필요하다. 

 

코스안내
일주 25km로, 5시간 정도면 여유롭게 구경까지 할 수 있다.

 

1. 자동차는 목장 초입의 주차장에 주차한다. 매표소를 지나 400m 들어가면 관리사무소와 매점 등이 모인 광장이 널찍하다. 동해전망대로 오르는 셔틀버스도 여기서 출발한다(약 1시간 간격). 첫 번째 목적지는 동해전망대(1140m). 이름 그대로 동해와 강릉 일대가 훤히 보이는 전망대다. 해발 850m인 관리사무소부터 동해전망대까지는 꾸준한 오르막이어서 몸을 푼다는 느낌으로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하면서 올라야 한다.


2. 장 옆 계곡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 동해전망대 쪽으로 올랐다가 왼쪽 계곡길로 내려오면 된다. 반대로 돌아도 되지만 왼쪽 계곡길은 완만한 오르막이고 다소 지루하므로 동해전망대부터 보고 이 길은 신나게 질주하는 것이 좋다.


3. 광장에서 1km 정도 오르면 해발 950m 지점에 1단지 우사가 나오고, 양떼 목장을 돌아 조금 더 올라가면 해발 1080m 언덕 위에 외로이 선 일명 ‘연애소설 나무’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초원과 풍차(풍력발전기)들이 특별한 경관을 연출하는데, 완만해진 언덕길을 조금 더 오르면 동해 조망이 탁 트인 동해전망대에 도착한다(광장에서 4km).


4. 도보나 셔틀버스 관광객은 여기서 되돌아가지만 자전거는 계속 초원 속으로 직진해서 매봉(1173m) 옆을 스치면 원앙새가 서식하는 삼정호 쪽으로 긴 내리막이 시작된다. 2단지 우사 앞의 삼정호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마지막 고비인 소황병산으로 향한다. 삼정호 높이는 약 1000m이니 소황병산과의 고도차는 약 300m이고 거리는 5km.


5. 삼정호에서 다시 오르막으로 진입해 해발 1200m 정도의 능선에 올라설 때까지는 경사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능선에만 올라서면 길은 완만해지고 둔중한 정상이 눈앞에 다가서며, 군부대가 자리한 황병산(1407m)도 지척으로 보인다. 황병산과 소황병산 갈림길에서 우회전하면 초원으로 이뤄진 소황병산 정상이 금방이다. 소황병산 정상에서는 목장과 세상을 내려다보며 구름을 벗 삼아 쉬기에 좋다.

 

초지와 숲이 듬성듬성 뒤섞인 목장지대를 돌아가는 한줄기 길이 목가적이다.

 

 

 

주변관광지

소황병산 정상 - 백두대간이 지나며 목장 내에서 가장 높은 소황병산 정상까지 자전거로 오를 수 있다. 해발 1328m의 까마득한 높이지만 출발지인 목장 관리사무소가 이미 해발 850m나 되어 실제 고도차는 470m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1328m의 봉우리 정상을 자전거로 오르는 성취감은 대단하다. 정상은 둔중한 초원으로 이뤄져 있는데, 오대산 국립공원의 경계이기도 하다. 서북쪽으로는 오대산 줄기가 뻗어나고, 북쪽 발아래로는 청학동 소금강의 빼어난 계곡이 깊게 패어 있다. 목장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도 일품이다.

 

 

 

주차: 목장 입구에 무료주차장이 있다.
숙박: 목장 입구와 횡계에 펜션과 민박, 여관이 많이 있다. 목장 내에도 펜션이 있으나 잠정 폐관된 상태다. 용평리조트에서도 멀지 않다.
식사: 대관령은 황태로 유명한데, 횡계에서 용평리조트 가는 길목의 황태덕장마을이 유명하다. 목장 내 매점에서도 목장의 대표상품 중 하나인 라면과 우유로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다.
휴식: 장 초입의 관리사무소, 연애소설 나무, 동해전망대, 삼정호, 소황병산 정상 등지가 쉬어가기 좋다.
주의: 목장 전체는 기업의 사유지이기 때문에 출입금지 구역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한다. 자전거 역시 질서와 매너를 잘 지키고 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오래도록 이 매혹적인 초원을 누빌 수 있을 것이다. 동해전망대~삼정호~소황병산 구간은 목장 사정에 따라 출입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사전에 확인한다.

 

 

 

 

글· 사진 김병훈

 

출처 터치아트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자전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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